20세기 초만 하더라도 영양실조, 결핵, 기생충, 장티푸스 등 감염성 질환이 중요 질병이었지만 이제는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혈증(고지혈증), 동맥경화증과 비만 및 암 등 생활습관병이 현대인들의 가장 흔한 질병이 되고 있다. 이러한 질환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로 다른 질병으로 이해하여 왔지만 최근에는 하나의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이해되면서 그 실체가 인슐린저항성이고 이것이 대사증후군을 유발한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다.
실제로 성인 당뇨병환자의 40-50%에서 고혈압이 동반되고, 60-70%에서 이상지혈증이 발견되며 70%이상에서 전신성비만이나 복부비만을 갖고 있다. 또 고혈압이나 관상동맥경화환자의 20-30%에서 당뇨병이 발견되는 것은 우연한 현상이 아니라 이러한 질환들이 서로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예를 들어 복부비만으로 복강 내에 지방조직이 많이 쌓이게 되면 이 지방세포에서 생산되는 다량의 지방산이 근육의 포도당 이용을 줄이고 간에서의 포도당생산을 늘려 혈중 포도당이 올라가게 되고 이로써 췌장의 베타세포가 자극되어 더 많은 인슐린이 분비된다. 정상의 경우는 적정량의 인슐린으로도 여러 대사기능을 잘 조절하겠지만 위와 같이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어도 작동이 잘 안되는 경우는(이를 인슐린저항성이라고 함) 다른 대사기능도 나쁘게 작용하여 바람직하지 않은 부작용이 생기기 시작한다. 또한 인슐린저항성으로 인해 몸의 인슐린 분비요구가 늘어나서 췌장의 인슐린 생산능력을 초과하게 되면 당뇨병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렇게 혈중 인슐린이 증가하면(고인슐린혈증) 신장(콩팥)의 염분 배설을 억제하게 되어 몸 안의 염분과 수분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교감신경을 자극함으로써 심장의 박동이 빨라지고 혈관도 수축되어 고혈압이 발생한다. 또한 인슐린이 증가하면 혈중의 중성지방을 증가시키고, HDL-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킴으로써 이상지혈증을 유발하고 혈관 내에 죽상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데 이것이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그리고 뇌경색을 일으킨다.
이러한 인슐린저항성의 상태는 ①운동부족에 따른 복부비만과 지방간뿐만 아니라 ②과음, ③과식, ④유전적 소인, ⑤출산 시 저체중아, ⑥스트레스 및 ⑦노화 등에서도 발견된다. 아래의 그림은 다양한 대사증후군의 원인과 인슐린저항성과 연관된 여러 질환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도식으로 보여주는 그림이다.
출처: 한국대사증후군포럼 (www.대사증후군.org)
이러한 대사증후군의 진단은 (1) 높은 혈압: 혈압이 130/85 mmHg이상, (2) 비만: 배 둘레가 남자 90cm, 여자 80cm이상, (3) 이상지혈증: 혈청의 중성지방 150mg/dl이상, (4) HDL-콜레스테롤 남자 40mg/dl, 여자 50mg/dl이하, (5) 고혈당: 공복혈당 100mg/dl이상 (과거에 당뇨병을 앓았거나 현재 당뇨병 약을 먹고 있는 경우도 포함)의 5가지 중에서 3가지 이상이 있으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한다. (1998년 WHO에서 제시한 대사증후군 진단기준)
우리나라는 20세 이상 성인 가운데 거의 30%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대사증후군을 가지고 있다. 성인 가운데 3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나이가 많아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대사증후군을 갖게 된다. 즉 65세 이상 노년층의 경우 거의 50%, 즉 2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에 해당한다. 최근의 음식문화와 생활패턴의 변화로 인해 대사증후군 환자가 급속이 늘고 있기에 이제는 우리들 중에 아무도 대사증후군에서 자유롭다고 안심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또한 2007년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중 대사증후군과 관련된 질환을 모두 합치면 1위인 악성종양보다 더 높게 나왔는데 이는 대사증후군이 우리들의 건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자신이 대사증후군에 있는 지를 스스로 진단하고 이에 대한 예방 혹은 적극적인 대처가 앞으로 오랫동안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이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사증후군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복부비만과 인슐린저항성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생활습관개선을 통한 체중관리, 특히 복부비만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겠다.
대사증후군의 예방 혹은 치료 지침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담배는 반드시 끊는다. ② 이상적인 체중(BMI체질량지수 20~25㎏/㎡)을 유지하고 남자는 허리둘레 90㎝, 여자는 85㎝이하로 유지한다. ③ 하루의 전체 열량섭취를 줄이고 지방섭취는 전체 열량의 30% 이하로, 포화지방산은 전체 지방섭취량의 10% 이하로 줄이되, 콜레스테롤은 하루 300㎎이하로 섭취하고, 불포화지방산의 섭취를 늘린다. ④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고, 등 푸른 생선(오메가3)은 1주 2회 이상 섭취한다. ⑤ 알코올 섭취를 줄인다. ⑥ 짜게 먹지 않는다. 소금 섭취량을 하루 6g이하로 낮춘다. ⑦ 매일 30분 이상 유산소운동을 습관화한다. (수영이나 빠르게 걷는 운동, 자전거타기 등) ⑧ 또한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호르몬(성장호르몬, 코티졸, 글루카곤, 카테콜아민)을 과다하게 분비하게 하여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키므로 과도하고 장기적인 스트레스를 피하거나 줄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아래는 이러한 대사증후군을 쉽게 설명하기 위한 그림이다. 내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이제부터는 위에서 언급한 지침들을 차근차근 실천해 보자.
자료 인용:
대사증후군(한국대사증후군포럼), 대사증후군(저자: 오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