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의료 봉사로 찾은 베트남에선 병에 걸려도 돈이 없어 병원을 찾지 못하고 앓는 이들이 너무 많았어요. 그런 환자들 곁을 지키다 보니 시간이 이렇게 지났네요.”
김시찬(67) 베트남 킴스클리닉 원장은 지난 30년간을 돌이켜보며 이렇게 말했다. 김 원장은 베트남에서 빈민과 한인들의 건강을 돌보고 베트남 의료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의료공동체를 육성해왔다. 그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일 대우재단의 제4회 김우중 의료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우중 의료인상은 고(故) 김우중 대우 회장이 출연해 시작된 대우재단의 도서ㆍ오지 의료사업 정신을 계승하고자 2021년에 제정됐다. 대우재단은 소외된 이웃을 위해 장기간 인술을 펼쳐온 의료인을 선정해 김우중 의료인상, 의료봉사상, 공로상을 수여한다.
내과 전문의인 김 원장은 베트남과 우리나라가 수교를 맺은 직후인 1995년 코이카(KOICA)의 정부 파견 의사로 베트남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3년까지 하노이 세인트폴병원,썩석현 빈민무료진료소를 거치며 베트남 빈민을 대상으로 의료봉사를 펼쳤다. 베트남 북부마을의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집단 감염 사건 등이 전환점이 됐다. 그는 “베트남 사회가 빠르게 발전했고, 의료봉사 형태로 계속 이어가는 것보다는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2012년 베트남 의사면허를 취득했고, 2014년 하노이에 한국인 의사들로 구성된 킴스클리닉을 열었다. 그는 “정말 감사하게도 한국에서 뜻있는 분들이 와서 합류해줘 종합클리닉이 됐다. 현재 한국 의사 5명이 팀워크를 이뤄 진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킴스클리닉을 운영하며 베트남 의대생 훈련ㆍ멘토링에 참여하고, 동시에 베트남 기독의료인협회(CMF-V)를 통해 베트남 의료인들이 스스로 빈민 의료봉사를 주도하며 국제 의료 파트너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김 원장은 김우중 의료인상 수상자로 선정된데 대해 “과분한 상을 주셔서 감사하지만, 아무래도 적절한 사람이 받은 건 아닌 것 같다”며 몸을 낮췄다. 이어 “저보다 더 귀한일을 하는 분들이 많은데, 격려해주시는 뜻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주신 상으로 생각하겠다”라며 “저와 함께 하는 여러분들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다”라고 말했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6633
제4회 김우중 의료인상 수상자 김시찬 원장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6633